독일 스타트업2015.06.03 20:24
      





그 동안 만화만 그리다가 베를린 스타트업 빅뉴스가 있어서 포스팅을 씁니다. ^_^




 

(이미지 출처: techcrunch.com)



분더리스트의 개발사 6Wunderkinder 인수 관련해서는 얼마 전에 기사가 났었죠.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할 일 목록 앱'인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상당히 유명한 앱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베를린 스타트업의 엑시트이기 때문에(!) 더 주목하게 되네요.


인수가격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약 1-2억 달러 (한화 1100-2200억원) 정도이며,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과 '클라우드'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거라고 하네요. 참고로 분더리스트 앱 자체에는 아무 변화도 없을 것이며, 프로 버전이나 비즈니스 버전의 가격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개인 블로그에서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물에 빠져 허우적대며 엑시트라는 구명보트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맞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분더리스트의 경우엔 이미 잘나가다가 더 잘나가게 되는 경우인 것 같네요.


스타트업 엑시트의 꿈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더 많은 케이스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베를린이 유럽의 스타트업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알멩이가 다듬어지지 않은 분위기라... 분더리스트 같은 케이스가 더 많아져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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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onriver12

    저는 사실 베를린이 선구자적 위치를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1.철학, 인문학 연구소들의 존재
    2.정부의 스타트업 시장에 대한 관심
    3.최근 인재의 다량 유입(북미,아시아 등의 학비가 매우 높은 지역)

    이 요소들에 젊은 인구의 유입이 앞으로 학비 완전폐지가 이루어질 경우 더욱 가속화 될 것이고
    기존에 독일이 가지고 있는 산업적이 힘에 인문학 IT 기술이 합해진다면 사실 대항마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2015.07.24 00: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의견 감사합니다. 네, 고루 갖춰져있는 조건은 아주 좋습니다만, 아직 들어오는 자본이 다른 도시나 미국, 영국에 비해서는 약해서 생각보다 빠른 성장은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15.07.24 01:01 신고 [ ADDR : EDIT/ DEL ]

독일 일상2015.04.02 13:30
      

 

계속 베를린에만 있다가 휴가내고 뮌헨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뮌헨에 있는 친구가 옥토버페스트에 테이블 하나 얻었다고 해서...

맥주가 질릴 정도로 맥주 마시고 왔습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_^

 

개인적인 생각으로 옥토버페스트의 진정한 꽃은 맥주도 아니고, 드레스도 아니고, 음식도 아닌 바로 밴드입니다.

밴드의 음악이 어떠냐에 따라 텐트의 분위기가 결정되는데, 제가 간 텐트의 음악은 아주 기가막혔습니다. 맥주 마시고, 고기 먹고,

밴드 음악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고... 뭔가 고전 RPG에 나오는 술집 분위기 같아서 아주 흥겨웠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옥토버페스트에는 이런 텐트가 여러 개가 있고 각 텐트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맥주도 다릅니다.

이런 텐트를 소유한 사람들은 소유권을 몇 십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더라도 친한 사람에게 넘겨주기 때문에

인맥이 없는 사람이 (설령 돈이 많더라도) 이런 텐트를 소유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간 텐트는 마침

이전에 소유하던 사람이 10년 동안 탈세하던 사실이 밝혀져 구속을 당했고, 운 좋게 전혀 새로운 사람이 운영권을 매입했습니다.

처음엔 사람들이 좀 불안해 하긴 했지만 (전혀 새로운 사람이 운영하는 텐트라 맥주 퀄리티, 밴드 등 모든 것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

정말 흥겨운 분위기라 모두 아주 즐거워 하는 게 눈에 보였습니다.

 

 


 

옥토버페스트 이후에는 관광을 조금 했습니다. 친구집 가까이에 Marienplatz 라는 광장이 있어서 이 주변을 기점으로 식사도 하고

맥주(또...)도 마시고 쇼핑도 하고... 제가 이번 여행하면서 한 가지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아무것도 안하기' 입니다.

저는 어딜가든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었고 집에 있을 때도 일을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했어요.

 

그런데 같이 일하는 유럽 사람들이 휴가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게 '아무것도 안하기' 입니다. 그냥 쉬는거요. 물어보니 그들이 보기엔

미국인이나 아시아인은 항상 움직이면서 무언가를 쫓아가는 느낌이라고 하더군요. 하긴, 제가 생각해도 제가 일하기 시작하고 나서

'아무것도 안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시도해 봤죠.

 

광장 벤치에 앉아서 아무것도 안하기...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5분만에 지루함이 몰려왔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아이폰을 꺼내보고 싶었죠. 

그래도 30분 정도 버티니 그 때부터 몸이 풀어지면서 쉬게 되더라구요. 날씨도 좋았고... 벤치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쉬다가 잠들어

한 2시간 정도 잤습니다. 좀 손해 본 기분은 있었는데, 애초에 그게 목적이었으니... :)

 

 

 

 

 

돌아오는 길이 사실 제일 좋았습니다. 기차를 6시간 정도 탔는데, 와이프랑 LINE도 하고, 영화 보고, TV쇼 보고, 맥주 마시고...

날씨도 좋았기 때문에 독일 시골 풍경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저는 역시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준비된 상태에서 쉴 때 마음의

평화가 니다. 인터넷은 7000원 정도만 내면 하루 무제한으로 쓸 수 있었구요. 나쁘지 않죠.

 

휴가 때 밀린 일도 좀 했습니다. 저는 휴가 때나 주말에 일하는 건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일과 일상이 분리되는 것이 더 싫어요.

나중에 일을 한꺼 번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라... 그냥 그 때 그 때 필요할 때 일을 하고 페이스를 항상

일정하게 가져가고 싶습니다. 우리 회사 유럽 직원들 처럼 '일할 때 빡세게 하고, 쉴 때 아주 늘어지게 쉬는' 스타일은 조금 맞지 않습니다.

'일 할 때 빡세게 하고, 쉴 때도 가끔 일한다' 가 더 좋습니다. 

 

그래서 느끼는 건데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회사의 비전, 업무 내용, 문화와 사람이 얼마나 매력적인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차피 복지나 급여, 명성에서는 대기업의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속도전이 생명인 만큼 수시로, 갑툭튀한 상황에서도 일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 제 일을 좋아하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지만, 만약 다른 팀 동료들이 적당적당히 일을 하고 큰 애정을 갖지

않는다면 제 동기부여도 떨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면 속도도 당연히 떨어질 것이고... 어차피 큰 기업처럼 직원들의 업무시간이나 내용, 기타 활동을 모두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을 뿐더러 그러한 시스템이 생기면 자원도 낭비되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떠나기 때문에

모든 게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문화가 정착이 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여행 즐거웠습니다. 내년에 와이프 오면 여기저기 같이 다니고 싶네요.

Posted by manof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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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스타트업2015.04.02 05:07
      

회사에서 우리나라 말을 할 줄 아는 게 저뿐이라 한국 회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 회사들과 일하면서 좋은 점


1. 업무처리 속도가 아주 빠름

2. 모든 이슈에 꼼꼼하고 실수가 적음

3. 대부분의 담당자들이 친절하고 자세하게 잘 설명해줌 (하지만 대표랑 이야기하면 뭔가 분위기 바뀜)

4. 프로세스가 잘 짜여져 있음

5. 담당자들 대부분 영어를 잘 함

6. 데드라인을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음

7. 휴가를 오래가지 않음 (유럽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가 담당자가 장기휴가를 많이 간다는 점입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 제한해서는 안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업무 진행에 있어서 불편한 것은 사실)



■ 한국 회사들과 일하면서 불편한 점 (반은 재미, 반은 불평^^;)


1. 스카이프 안씀 (아직도 네이트온 쓰시는 분들 간혹 계심...)

2. 문서파일을 hwp 형식의 한글파일로 보냄 (이거 극혐입니다... 제발 워드나 PDF를 사용합시다)

3. Google Docs 안씀 (계속 첨부파일 주고받기를 더 좋아함... 그러다가 결국 서로 다른 파일을 보는 불상사가 당연하게 일어남)

4. 업무시간 외의 전화 (가끔 국제전화로 업무전화가 옵니다^^; 그래도 전 처리하는 편이지만, 급한게 아니라도 전화를 하는 게 문제)

5. 이메일 제목에 민감함 (제목 대충 쓰면 이상해 함)

6. 이메일 내용이 짦으면 별로 안좋아함 (하지만 사람들은 이메일이 길면 길수록 안읽는 게 문제. 이메일은 최대한 짦은 게 좋습니다)

7. 논의된 내용을 별도 메일에 상세히 정리해 주기를 원하나, 논의내용 정리만 잔뜩하다가 대부분 흐지부지 됨 (그걸 누가 다 읽음... 하지만 그래도 원함... 아마 사장님에게 보고하기용 인듯)

8. 사이트에 직접 로그인해서 데이터를 보지 않고, 이메일로 보고서를 받아보는 것을 좋아함 (비효율의 極)

9. 돈은 꼭 한화로 받겠다고 함 (도대체 왜? ㅠㅠ)

10. 새로운 것이라도 당장 돈이 되는 것이 아니면 별 관심없음 - 호기심도 별로 없음 (하지만 잘되는 것이 보이면 엄청 좋아함)

11. 모르는 것은 자존심 버리고 물어보면서 배워야 하는데, 간혹 갑 마인드로 가득찬 담당자들은 콧대를 절대 낮추지 못함. 하지만 나중에 돈되는 게 보이면 부랴부랴 연락 옴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음...)

12. 사장님의 결재를 받아야 진행되는 것이 너무 많음

13. 제일 큰 문제는 이 대부분의 문제를 담당자들 대부분이 잘 인지하고 있음. 하지만 어째서인지 잘 바뀌지는 않음. 대표가 만드는 분위기에 따라 심하게 바뀜.


+ 추가: 14. 보고서의 금액과 실제 입금금액이 1~2천원 차이가 나도 정색하는 경우가 있음. 하지만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몇 천원 단위까지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기술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고, 회사입장에서는 무시해도 될 금액. 스타트업끼리 일하는데 1~2천원 정확도 따지고 있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음. 결국 다른 업무 발목을 잡아서 좋은 기회를 놓치기 때문에. 하지만 이 부분에 집착하는 회사가 많음.





쓰다보니까 불편한 점을 훨씬 많이 적었네요. 불편한 게 많아보이지만 절대 한국회사들이 일을 못한다는 게 아닙니다.

다만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 눈에 띄었을 뿐.







Posted by manof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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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23

    이런말을 하면 어떨까 하지만 업무에 이메일을 보낼때는 내용이 정확한게 좋더군요.

    대강 간추린 전달만 할꺼라면 메신져를 이용하는게 좋구요.

    이메일 제목을 잘 적어주는 것은 상대방이 찾기 편하도록 하는 배려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메일 내용은 보통 꼼꼼하게 다 읽고 파악합니다.

    독일은 안그런가요?

    사장님 결제는 뭐 업종이나 일의 사안에 따라 다를 것이고...

    구글 독스는 불편하더군요. 스카이프도 그렇고. 그런건 사람에 따라 다른 문제 같네요.

    그리고 입금금액과 보고서 금액이 조금이라도 차이가 나는 것은 매우 큰 문제입니다... 그건 당연한거 같은데요.


    뭐 제 경험에서 나온 생각입니다.


    무튼 글 잘 읽었습니다. 만화도 그렇고 독일에 대해 여러모로 잘 알게되네요.

    2015.07.08 17: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입금 금액과 보고서 금액 차이부분 설명 좀 더 드리자면 제가 일하는 업계는 보통 수십개 플랫폼과 연동해서 수익을 발생시키는 구조이기 때문에 각 플랫폼 간의 숫자를 실시간으로 100% 맞추는 건 불가능합니다. 각자 사용하는 기술도 다르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달한다고 해도 시간은 걸리기 마련이니까요. 이 때 발생하는 시간차나 환율 등의 이유로 인해 입금금액이 조금 차이가 날 수 있지요. 그리고 이런 모든 상황에 대한 룰을 정해놓고 진행하려면 업무 스피드를 희생해버리게 되니 스타트업에는 맞지 않고요.

      아무래도 일하는 업계마다, 사람마다 좀 스타일이 틀린 것 같긴 합니다.
      이 부분은 제가 적지 않아서 일반화가 되어버렸네요.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2015.07.08 18:30 신고 [ ADDR : EDIT/ DEL ]

독일 스타트업2015.04.02 05:06
      

 

베를린 대표 게임회사, Wooga의 오피스 (출처: thenextweb.com)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떠오르는 좋은 이미지가 몇 개 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 수평적 조직문화, 빠른 성장 등... 모두 맞는 이야기이긴 합니다. 제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즐기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 이면을 조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베를린 스타트업의 문제.


1. 관료적 문제


독일은 서류의 도시이자 법률과 규제의 도시입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려면 딸려오는 서류작업이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제 와이프 비자 제출 서류만도 50페이지가 넘는데 회사 만드는 거야 오죽할까요^^;). 또한 각종 법률과 규제가 엄격히 적용되기 때문에 독일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회사를 세우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보수적인 나라인만큼 글로벌 스타트업 환경과 동떨어진 규제나 법률도 많습니다. 물론 모두 독일어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는 더더욱 높아집니다. 물론 독일 정부도 이를 이해하고 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려고 여러 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만, 근본적 어려움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2. 인재 영입


베를린의 임금 수준은 독일의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분위기야 자유롭고 좋지만, 독일의 다른 도시에 비하면 임금수준이 낮기 때문에 더 좋은 대우를 받으려는 인재들은 다른 도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직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도시의 베를린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포인트는 독일의 노동자 보호법률입니다. 독일은 노동자 보호에 매우 적극적인데, 반대로 유연하지 못한 부분도 많아서 기업이 몸집을 키울 때 걸림돌이 되곤 합니다. 한 번 직원으로 맞이하면 내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은 성장함에 따라 뛰어난 인재를 빠르게 영입해야하는데, 빠르게 채용하기에는 조심스러워지는 게 사실입니다.


3. 다양한 사람들


미국 스타트업은 인종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미국인’인 경우가 많죠. 반면 베를린의 스타트업은 인종뿐만 아니라 국적도 다양합니다. 참고로 저희 회사는 총 8명이며 독일인은 없습니다 (국가 구성은 이탈리아, 헝가리, 미국, 로마니아, 인도, 러시아, 한국) 다양성의 힘은 대단하지만, 반대로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서로 문화적 배경도 다르고, 영어로 소통하긴 하지만 각자 '편한' 언어가 따로 있고, 버릇도 다르니까요. 인종이 달라도 미국인과 미국인인 경우와는 다르게 철저히 개인과 개인이기 때문에 '서로 눈빛만 교환해도 말이 통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4. 여행자의 도시


베를린은 여행자의 도시입니다. 아메리칸 드림과 비교해 도이칠란드 드림을 꿈꾸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죠. 기회의 땅이 아니기도 하구요. 특히 EU 국가의 국민들은 유럽 내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거주하고 일할 수 있기 때문에 '들렀다 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람이 전부인 스타트업에서 사람이 떠나면 남는 게 없죠. 새로 오는 사람도 많고, 떠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게 좋게 작용할지, 안좋게 작용할 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 같아요. 


5. 새로운 아이디어의 부재


다들 아시는 것처럼 독일은 실용주의의 나라입니다. 쓸데없는 것은 버리고, 최대한 실속있게 사는 것이 몸에 베어있습니다. 하지만 신선한 아이디어는 쓸데없는 일을 하다가 탄생하는 법이죠. 쓸데없지만 재밌어보이는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는 힘이 미국에 비해서 부족합니다. 또한 재밌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맨 위에서 언급한 관료적 문제 때문에 빠르게 실행할 수 없는 것도 걸림돌 이겠네요.


6. 보수적인 투자자


보수적인 독일 사회인 만큼, 투자자들도 보수적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와 같은 활발한 투자환경은 조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엔 처음부터 해외 기업의 투자를 받거나 인수를 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주로 미국이나 중국에서).


7. 미국 의존도


베를린 스타트업의 미국 의존도는 높은 편입니다. 매출도 그렇고 아이디어 측면에서도 그렇습니다. 스타트업은 그 특성상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업체가 많은데, 어플리케이션, 플랫폼 시장은 이미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최근엔 중국도 넣어야 하지만) 당연히 미국 파트너에 많이 의존하게 됩니다. 아이디어도 미국 것을 카피한 것이 많구요. B2C, B2B 모두 그렇습니다.


8. 유럽의 구매력 하락


유럽에서 구매력이 가장 높은 나라는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경제상황이 좋지 않죠. 그나마 나은 독일은 소비자 성향이 보수적이기 때문에 '어떠한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더 생각나면 다른 포스팅에서 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점도 많고, 문제점도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 사는 곳 같아요.


 



Posted by manof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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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스타트업2015.04.02 05:05
      

 


오랜만에 스타트업 글 쓰네요.


스타트업에서는 기존 시스템을 부숴버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속도가 나지 않아서 대기업에게 패배합니다.

대기업은 기존 시스템을 완벽하게 굴리만한 인력, 자본, 인프라가 대단히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속도가 좀 떨어져도 이길 수 있습니다. 속도가 떨어지더라도 스타트업이 감히 할 수 없는 규모의 일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스피드가 있는 대기업이라면 더더욱 스타트업이 밟힙니다. 그래도 스타트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대기업보다 아이디어 구현을 빨리할 수 있다는 점인데, 빨리하려면 기존 시스템을 부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일하는 스타트업에서는 회사 초기부터 다른 회사들과 일할 때 흔히 작성하는 계약서를 없애버렸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하려면 서로 내용 확인하고 대표 결재를 받아야하고 원본 교환을 하고 등등... 같이 일을 시작하려면 최속 5일이상 걸립니다. 그래서 계약서 자체를 없애버렸습니다. 웹사이트 이용약관이 어차피 계약서와 동일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파트너사가 이용약관 동의 박스를 체크하고 회원가입 하는 것을 계약한 것과 동일시 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뿐더러 형식적인 절차가 일절 없기 때문에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고객사가 이용약관 내용 일부를 추가/수정하고 싶을 경우엔 해당 내용을 이메일로 교환하면 그만입니다. 이메일 내용도 법적효력이 충분히 있으니 굳이 추가 계약 등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식으로 쓸데 없는 시스템을 차례차례 없애야 일을 빨리 진행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의 경우엔 좀 다르겠죠. 아무래도 오고가는 금액이 기본 수 억 수준이니까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스타트업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어떤 회사와는 미팅 후 당일 날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반면, 어떤 회사들은 의사결정에만 1~2개월씩 걸리곤 합니다. 어떤 일이던 아무리 시장조사를 하고 리스크를 최소화 하더라도 리스크를 완전히 없앨수는 없고, 시장조사는 오래할수록 옛날 정보로 가득차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없습니다. 스타트업이라면 최대한 빨리 실행해보고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 직접 경험해야 합니다. 논문을 쓸 게 아니라면 조사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빨리 실행해서 빨리 실패하던지 성공하던지 해야합니다.


저는 보고서라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특히 매출 보고서를 만드는 것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합니다. 요즘 같이 컴퓨터로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 관련 데이터를 전부 뽑아볼 수 있는 시대에 왜 굳이 사람이 따로 보고서를 만들어서 보고를 해야 합니까? 대기업이면 모를까, 스타트업에서 대표에게 따로 보고하는 모습을 보면 시간이 정말 아깝게 느껴집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내용을 설명해주고 이해시키기 위한 회의는 매우 중요하지만, 모두가 아는 내용을 보고회의 형태로 또 다시 되짚는 모습을 보면 한숨까지 나옵니다.


PPT를 만들때도 외부사람들에게 발표하는 것이면 이해가 가지만, 왜 내부에서 발표할 때도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각종 그래프와 표를 이쁘게 넣는 지 모르겠습니다. 읽기 쉬운 내용으로 PPT 제작하고 발표하고 바로 실행에 옮기는 게 가장 이상적인데, 내부 발표용 PPT 디자인에 시간을 많이 쏟아붓는 모습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다행히 현재 일하고 있는 스타트업에서는 따로 보고서를 만들지도 않고, PPT 만들 때도 기본 폰트에 흰바탕+검은 글씨로 제작해도 내용만 충실하면 모두 OK입니다. 물론 그만큼 이후 실행단계가 빠르게 진행되서 빡세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빡센 편이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 나중에 제가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되면, 형식과 시스템을 부숴나가면서 알맹이에 집중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manof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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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15.06.29 22:02 [ ADDR : EDIT/ DEL : REPLY ]

독일 스타트업2015.04.02 05:03
      

 


저녁 시간대가 되면 회사 여기저기에 술병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맥주 뿐만 아니라 위스키, 보드카도 있습니다. 맥주는 아예 회사 냉장고에 기본 옵션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자유로운 사무실 술 문화가 의미하는 바는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술을 자유롭게 눈치보지 않고 마실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가 직원들을 믿는 다는 것입니다. 회사가 나를 믿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일에 전력을 다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시대가 변할수록 획일화가 줄어들고 사소한 디테일이 많은 차이를 만들어 내는데, 이 디테일은 회사 관리자가 모두 챙길 수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작업이 자동화되고, 기술과 기술간의 연동이 중요시되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확하게는 단순작업을 위한 사람은 필요없고,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겠죠. 정말 사소한 시스템 설정이 큰 차이를 만들어 내고, 이 사소한 차이는 사람이 아니면 캐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 내용물도 끝없이 발전하고 복잡해져서 이제는 인수인계라는 것이 무의미해질 정도입니다. 핵심 담당자가 퇴사해서 회사가 기울어가는 케이스도 여럿 봤으니까요.


사회가 점점 획일화에서 벗어나 극도의 맞춤 시스템으로 가다보니, 사소한 디테일까지 전부 문서화하지 않는 이상 누가 누군가를 대체하는 것은 매우 어렵게 되었습니다. 직업간의 연봉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무실에서 자유롭게 술을 먹을 수 있어서 자유로움을 느끼고, 자유로움을 느끼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 책임감을 갖고 업무 전체를 보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습니다. 회사가 나를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저는 자연스럽게 시키는 것만 하는 직원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회사 발전에는 전혀 기여하지 않는 월급쟁이 신세가 되고 말겠죠. 하지만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회사도 절 짜르지는 않겠고, 회사 발전은 주춤거리니 대표는 문제점을 찾지 못하고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그런건 싫어요.

마음은 여유롭고 해야될 일은 산더미인 회사가 좋습니다.




Posted by manof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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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스타트업2015.04.02 05:02
      

 

저는 일찍 출근하는 걸 좋아합니다. 아니면 집에서 일을 좀 하다 옵니다.

누구도 강제하거나 눈치주지 않습니다. 근데 그냥 하게 됩니다.

피곤하면 그냥 일찍 집에 갑니다. 늦게 가는 날이 더 많지만요.

 

아마도 일찍 출근하라고, 야근하라고 눈치를 주고 강제하면 정말 하기 싫어질 겁니다.

일찍 집에 가라고 해도 눈치때문에 가지 못할 겁니다.

아침부터 일하고 늦게까지 일하는 건 같아도, 눈치 때문에 하는 것과 스스로 하는 건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눈치 주는 것은 상당한 바보 짓입니다.

눈치 주는 순간 상대방은 스스로는 아무 생각도 못하는 멍청이가 됩니다... 

Posted by manof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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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스타트업2015.04.02 05:01
      


(사진출처: Hitfox Group 페이스북 페이지)

 

베를린의 스타트업 세미나를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정확히는 베를린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죠. 보시면 정말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입니다. 독일 국적이 아닌 사람이 상당히 많습니다. 스페인, 이탈리아, 베트남, 러시아, 터키, 영국, 미국, 인도, 브라질, 중국 등등... (한국 사람은 아직 찾아보기가 좀 힘듭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회사, 업계에서 일하는 독일의 도시는 베를린 말고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인종보다 아이디어, 기술이 우선시 되는 점과 공장, 리서치센터 같은 거대한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일 것 같네요. 또, 스타트업은 독일어가 아닌 영어가 메인 언어인 것도 중요하구요. 독일의 각 도시별 특징을 보면

 

- 뮌헨: BMW, 지멘스와 같은 대기업과 관광사업

- 프랑크푸르트: 금융허브

- 쾰른: Ford 유럽 본사, Volvo, Toyota 등의 대기업. 교통, 물류허브, 대규모 전시회

- 함부르크: Airbus, 각종 미디어 기업, 교통허브, 게임회사

- 베를린: 스타트업 허브로 급부상 중

 

딱 봐도 베를린 이외의 도시들은 대기업이나 공공서비스, 관광이 주요 산업인데, 이러한 산업에 외국인이 취직하고 자리를 잡기는 매우 어렵죠. 굳이 독일인이 아닌 사람을 뽑을 이유도 없구요. 하지만 베를린은 다릅니다. 거대 자본이 유입되지 않은 도시,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 오픈마인드의 도시, 젊은이들의 도시, 독일어는 몰라도 영어는 알아야하는 도시, 다문화의 도시, 유치원 앞에서 맥주 먹어도 눈치 안받는 도시(...) 등 베를린은 외국인들이 자리잡기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다른 유럽국가에서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것도 한 몫하고 있죠. 영국과 프랑스는 물가가 너무 비싸고,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터키 등은 일자리가 없고, 러시아는 너무 춥고(...) ... 이 때 눈에 밟히는 게 독일인데, 특히 베를린은 외국인이 회사에서 일을 하며 자신만의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아가기에 아주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berlinstartupmap.com)

 

당연하지만 징그럽게도 스타트업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Posted by manof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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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스타트업2015.04.02 04:57
      

 

 

한국은 요즘 카카오톡 개인정보 보호 관련해서 많이 시끄러운 것 같더군요. 그래서 독일은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 3가지 예를 통해서 적어보겠습니다. (사진은 지금 사는 집 발코니에서 찍은 겁니다. 포스팅하고 아무 상관 없지만 그냥 이뻐서요...) 

 

1. 보안/감시 카메라

 

사실 길거리에는 카메라가 거의 없습니다. 범죄 예방의 기능이 있는 건 맞지만 프라이버스 침해에 대한 우려가 크고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가게나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에는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스타트업에도 24시간 보안 카메라가 달려 있는데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업무 시간 내에 찍힌 내용은 하드디스크에 저장하지 않는 룰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카메라가 달려있는 건 괜찮으면서도 (몇몇 불만이 있긴 했지만...) 자신의 행적이 기록되는 것은 정말 반대하더군요. 한국 오피스에서는 아무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이런 불만이 나오는 걸 보니 개인정보에 대해 민감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구글 크롬 개인정보 취급방침

 

같이 일하는 동료 중에 유럽 구글에서 일했던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구글의 크롬 (구글의 웹브라우저) 팀에서 일했는데, 구글은 정책상 개인정보 취급방침이나 이용약관 등을 서비스 국가 상관없이 모두 통일합니다. 운영의 편리성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죠. 때문에 표준으로 삼을 수 있는 나라가 필요한데, 이 기준이 되는 나라가 독일입니다. 크롬의 개인정보 취급방침은 독일의 개인정보 보호법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고, 독일에서 괜찮으면 전세계에서 괜찮다고 하네요.

 

3. 은행 계좌 만들기

 

제가 베를린에 온지 거의 3달이 다 되어가는데요, 은행계좌를 만든지는 겨우 한 달도 안되었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가장 큰 이유는

'계좌 생성이 끝나도 끝난게 아니니까' 입니다. 얼마나 오래 걸리고 복잡했는지 적어보겠습니다.

 

<1부>

1. 은행 웹사이트에서 계좌 신청 (각종 개인정보 상세히 작성)

2. 계좌 정보가 우편으로 날아옴

3. 온라인계좌 로그인 비밀번호가 우편으로 날아옴

4. TAN번호 (우리나라의 보안카드) 가 우편으로 와야 하는데 2주가 지나도 오지 않음

5. 독일어 할 줄아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고객센터에 전화했더니 온라인계좌 비밀번호 입력하라고 함 > 입력 함 > 본인이냐고 물어봄 > 본인이 아니라고 함 > 본인이 아닌 사람이 비밀번호 눌렀으니 비밀번호 초기화해야 한다고 함 > 전화 끊음

 

<2부>

1. 온라인 계좌 로그인 비밀번호 다시 신청함

2. 1주가 지나도 도착하지 않음 > 이번엔 이메일 보냄 > 하루 지나서 온 답변 "개인정보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질문내용을 팩스로 보내주시고 꼭 서명해서 보내주세요"

3. 영어로 내용 작성 후 구글 번역기로 돌리고 프린트 > 서명 > 팩스 보냄

4. 이메일로 온 답변 "우편이 반송되었었네요. 주소 확인해 주세요." > 내 이름과 우편함에 붙은 이름이 일치하지 않아서 반송된 거였음

5. 앞으로의 우편은 우편함 이름이 집주인 이름으로 된 것에 넣어달라고 요청

 

<3부>

1. 새로운 온라인 계좌 비밀번호 도착

2. TAN번호 도착

- 한국은 보안카드 1개로 사용하지만 제가 쓰는 은행은 3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보안카드, SMS, QR코드

- 자신이 쓰기에 가장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쓰면 됩니다. 저는 QR코드 씁니다. 매번 바뀌고, 제 폰으로 밖에 못하니까 (등록해야 함)

3. 카드의 비밀번호 도착 (나중에 ATM 기기에서 변경 가능)

4. 체크카드, VISA카드 도착

 

* 참고로 모든 우편 (비밀번호, TAN번호, 카드 등) 은 3~5일 간격으로 따로 옵니다. 보안상의 이유 때문이라고 하네요...

* 모든 내용은 우편으로만 수령해야 하며 온라인 또는 직접 수령 불가

* 이에 따라 우편 수령 주소가 거주등록된 주소와 일치해야 함

* 모든 체크/신용카드 뒷면에는 반드시 본인 서명이 있어야하며, 결제 후 서명할 때의 서명과 카드 서명이 일치해야 함. 일치하지 않을 경우 카드결제를 거부당할 수 있으니 주의 

 

 

 

 

계좌만드는데 거의 한 달 넘게 걸린 것 같네요. 비밀번호 관련 우편은 얼마나 뜯기 힘들게 되어 있던지... 뜯은 흔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경찰에 신고하라는 내용까지 적혀있더군요. 독일의 이런 느린 스피드 덕분에 그 동안 월급은 현금으로 받으면서 생활했습니다. 이 무슨 80년대도 아니고 ㅎㅎㅎ 

 

개인정보에 민감한 분들은 독일 오면 마음 편히 사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보호 받고 있다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들거든요. 대신 편의성은 거의 바닥 수준. 한국인인 저로써는 답답하지만,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습니다. 많이 적응되기도 했고, 보안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오히려 이게 더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 계좌 해킹/도용 당하면 은행이 물어주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따질 곳이 있으니 걱정 없습니다. 사실 은행은 돈 넣고 돈 빼는 기능만 충실해도 불편함이 없는데, 뭘 그렇게 편의성 따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베를린은 이제 가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금방 겨울로 넘어가겠네요. 햇빛도 없어지겠죠... ㅠㅠ 

쨍쨍한 한국의 태양이 그리워지네요. 

 

 

Posted by manof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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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스타트업2015.04.02 04:56
      

 

 

이전 포스팅에서 베를린 스타트업의 실용성에 대해서 적어봤는데요, 왜 실용성이 메인이 되는지 좀 더 자세히 적어보겠습니다.

 

위 사진은 길거리 주차 티켓 발매기입니다. 인도 옆에 주차하는 경우 티켓 발매기에서 원하는 시간 만큼의 티켓을 구매한 후

자동차 유리에 올려놔야 합니다. 그래야 검사원이 체크할 때 벌금을 물지 않습니다. 

재밌는 건 이 발매기는 일반 전기가 아닌 태양 에너지로 가동되는 점입니다. 발매기 위에 태양 에너지 판이 달려 있습니다.

 

태양 에너지는 새로운 기술이죠. 하지만 발매기 자체는 아주 오래되고 각종 광고 스티커가 붙어있어 지저분합니다.

발매기 작동 방식도 아주 구식 버튼 식이고 디스플레이 창도 흑백이어서 '후진 기계'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저 '튼튼하고 본래 기능에 충실' 하면 굳이 바꾸지 않는 것이 독일입니다. 실제로 "It works." 라는 말을 꽤 자주합니다.

느낌보다는 의미에 큰 무게를 두는게 확실히 느껴지죠.

 

모든 제품/서비스는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쿨하니까 사용' 하는 것과 '문제를 해결' 해주니까 사용하는 것.

예를 들어 독특한 문신을 해주는 문신샵은 독특한 문신이 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고, 청소대행 서비스는

청소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것이죠. 그리고 독일의 제품과 서비스의 초점은 '문제 해결'에 맞춰져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B2B 비즈니스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에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세대에 상관없이 많은 독일인들이 심플한 삶을 원하고, 심플한 삶의 가장 중요한 점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입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자연히 아래와 같이 됩니다.

 

- 자기 삶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 => 문제해결 제품 탐색 => 문제해결 이외의 기능은 어려워하고 기피

- 유행에 둔감해짐 => 실용적 패션 추구 => 관리하기 쉬운 어두운 계열의 옷을 많이 입음 => 떨어지지 않는 이상 계속 입음

- 전자제품 교체주기가 김 => 튼튼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선호 => 유행 타는 디자인의 제품 기피

- 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어도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절차가 복잡해 질 경우 돈을 적게 버는 쪽을 택함 (대신 추가 자원투입 필요없음)

- 이미지가 중요한 서비스가 아닌 경우 => 작업자들의 복장과 머리스타일이 매우 다양 => 문제해결만 된다면 아무 신경안씀

- 상점 간판에 캐릭터 이미지를 쓰는 경우가 없음 => 유치한 것 비선호 (쓸데없음)

- 의미 없이 큰 자원을 낭비하는 것을 싫어함 => 독일TV쇼, 영화, 코미디, 드라마는 엄청 재미없는 것으로 유명...

- 쿨한 것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 그냥 외국(거의 미국) 것을 수입하거나 흉내낸다 => 실제로 인기있는 영화는 대부분 할리우드 영화

- 가구의 경우 IKEA파와 브랜드파로 나뉨 => IKEA파는 '저렴하고 제기능을 하니까', 브랜드파는 '비싸도 제기능을 함과 동시에 평생 쓸 수 있으니까' 라는 이유가 압도적 => 브랜드파의 경우도 어디에 놔도 어울릴 심플한 디자인 선호 => 평생 쓸 것 아니면 신제품보다는 중고 가구 선호

- 결과적으로 쿨한 것에 둔감함 => 문제 해결 위주로 제품/서비스 개발 => 쿨한 것을 만들 사람이 없음 => 더욱 더 문제 해결 위주로 개발

 

 

 

 

독일사람들은 은행 홈페이지에 왜 캐릭터가 있고 가을이야기라는 제목의 그림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은행의 기본 이미지는 보안과 정확성이고 캐릭터나 감성적 문구는 모호하고 실제의 것이 아니며 은행의 기본 이미지와 정반대되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독일 은행 홈페이지의 경우 사람 사진과 단순한 텍스트가 기본 구성입니다. 아래 처럼요.

 

 

 

 

 

 

재미있는 건 '문제 해결'과 기능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유행에 민감한 독일인은 좀 더 극단으로 가게 되는 경향이 많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반쪽만 삭발, 반쪽은 장발이라던가, 파란색 머리염색, 엄청 화려한 문신과 피어싱이라던가... 섹스 관랸 샵도 엄청 많고...

 

베를린 스타트업은 이 중간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품/서비스 자체는 여전히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메인이긴 합니다만,

일반 독일 기업들 보다는 쿨한 오피스를 만드려고 노력하고, 각종 파티와 쿨한 사람들과 일할 기회를 어필하면서 구인 광고를 내기도 합니다.

이는 베를린 스타트업에는 독일인이 아닌 사람들이 많고, 딱딱한 업무 분위기를 싫어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이기 때문이지 않나 싶습니다.

 

 

 

 

 

베를린의 쓰레기통입니다. QR코드를 찍으면 베를린 쓰레기 처리 관련 정보가 정리되어 있고 검색할 수 있는 앱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쓰레기 그 이외의 것은 취급하지 않습니다. 심플하죠.

 

다음 포스팅에서는 요즘 우리나라에서 민감한 이슈인 '보안'에 관련된 내용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궁금한 점은 리플로 달아주세요~

Posted by manof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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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J

    안녕하세요 베를린 근교에서 살고 있는 처자입니다. '의미 없이 큰 자원을 낭비하는 것을 싫어함 => 독일TV쇼, 영화, 코미디, 드라마는 엄청 재미없는 것으로 유명...' 이 구절에서 크게 웃고 갑니다ㅋㅋㅋ 그리고 은행 홈페이지까지....ㅋㅋㅋ 처음에는 blaue Karte 검색해서 들어왔다가 재미있는 글 많이 읽고 갑니다! 종종 독일 분석하는 글 올려주세요 :)

    2016.08.03 19: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